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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78년, 필자는 아이 둘을 데리고 남편을 따라 영국으로 갔다. 동경 경유, 알래스카에서 기름 보충, 그리고 비행기를 갈아타느라고 드골공항에서 두 시간이나 기다려야 해다. 그곳에서 만국 인간박람회에 온 듯 온갖 피부색을 가진 사람들을 봤다. 우물 안 개구리가 따로 없다는 생각이 절로 들었다. 당시 필자는 호기심이 철철 넘치는 눈으로 다가온 동전 수집가 프랑스 꼬마에게 우리나라 동전을 설명하며 챙겨주기도 했다. 일본은 알면서 코리아는 전혀 몰라 중국과 일본 사이에 있는 나라라고 간단히 말해줬다.
2017-11-30
주말 퇴근길 혼자 터벅터벅 걸어와 현관문을 열고 들어선다, 인기척이라곤 찾아볼 수 없다. 텁텁한 공기만 꽉 차 있는 실내, 순간 엄습해오는 불안감. 거실은 물론 방마다 불이란 불은 죄다 켜본다. 또 양쪽 화장실에, 베란다까지 구석구석 다 훑은 뒤에야 비로소 안도의 한숨이 나온다. 오늘은 창문을 모두 닫아걸자. 왜? 나 홀로 집이기 때문이다.
2017-11-30
아내는 뭐든지 ‘모아두는 습관’이 있다. ‘모아두는 습관’은 ‘버리지 못하는 습관’과 동의어다. 우리 집은 현관 신발장에서 거실, 그리고 안방에서 아이들 방까지 온통 짐이다. 거실 책꽂이와 장식장에는 책과 서류, 장식품, 각종 필기구, 골동품, 술 등이 빼곡하다. 방에 있는 옷장을 열면 숨이 막힐 정도로 옷이 빽빽하게 걸려 있다. 서랍에도 더 이상 뭐를 넣어둘 공간이 없다. 압권은 냉장고다. 김치냉장고와 두 대나 있는 냉장고 안은 빈틈이 없다. 냉동실에 꽝꽝 얼어 있는 것들은 고기인지 해물인지 구별도 잘 안 된다. 돌덩이처럼 생긴
2017-11-30
나이가 들면 세월이 빠르게 흘러간다고들 말합니다. 그렇습니다. 빠릅니다. 참 빠릅니다. 어느덧 또 새해입니다. 지난 설이 어제 같은데 또 새 설입니다. 날이 빨리 지나기를 손가락 세며 기다려도 더디기만했던 어렸을 적 새해맞이를 생각하면 어처구니없습니다.그런데 생각해보면 이런 경험은 아주 흥미롭습니다. 세월 흐름의 빠름을 느낀다는 것은 결국 그 느낌 주체인 내가 지극히 정태적이지 않으면 지닐 수 없는 일입니다. 세월은 흐르는데도 나는 머물러 있기때문입니다. 세월 따라 내 삶이 흘렀다면 흐름의 빠름을 느낄 까닭이 없습니다.
2017-11-30
늘 함께하려고 남편과 혼인서약을 했고 언제까지나 함께하는 줄 알고 살았던 적이 있다. 신혼 무렵엔 남편이 출장만 가도 허전했고 하루만 지나도 보고 싶었다. 요즘처럼 봄꽃이 눈부실 때는 같이 봐야 하는데, 집안 모임에 같이 가야 하는데 하며 남편의 부재를 아쉬워했다. 창밖으로 아스라이 한 점 비행기가 날아갈 때면 그가 보고 싶어져 가슴이 저릿해지기도 했으니 내게도 분명 풋풋한 시절은 있었다.
2017-11-30
우리 부부는 말다툼이 잦다. 다툼의 주제는 나라경제도 아니고, 집안경제도 아니고, 자식교육도 아니다. 항상 좀스럽고 하찮은 일로 다투는데 그 이유는 딱 두 가지, 남편이 입는 옷과 남편이 먹는 음식 때문이다.
2017-11-30
그해 봄부터 매주 목요일 아침 10시, 목동 파리공원에서 우리들은 작은 모임을 가졌다. 연령도 20대에서 60대요, 직업도 틀리지만 쇠귀 신영복(牛耳 申榮福, 1941~2016) 선생의 책과 신문 칼럼 이야기를 듣고, 문화 예술 전반에 걸쳐 기탄없는 자유토론의 시간이 즐거웠다. 이야기가 길어지거나 토론이 격해지면 인근의 찻집으로 자리를 옮겨, 차를 마시며 분위기를 진정시키곤 했다.
2017-11-30
초여름, 캠핑하기 알맞은 시기다. 캠핑의 꽃은 단연 바비큐! 같은 고기라도 야외에서 불을 피워 구운 고기는 더 맛있게 느껴진다. 찌르르르 산벌레 울음소리, 타닥타닥 피어오르는 모닥불, 살랑살랑 불어오는 은은한 바람이 천연조미료 역할을 하기 때문이다. 캠핑의 낭만을 경험할 수 있는 곳, ‘모노캠프’를 찾아갔다.
2017-11-30